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촛불문화제가 한달 넘게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6.10항쟁 21주년을 맞이한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50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온라인의 힘'에서 비롯됐다.
시위현장은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시위현장의 인터넷 생중계는 '정보의 동시성'을 실현했다. 그리고 그 힘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지난 10일 시위현장에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측이 "이 시간 청와대 홈페이지에 몰려가 국민의 힘을 보여줍시다"라고 호소한지, 몇 분 후 청와대 홈페이지는 접속폭주로 다운돼 버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위가 동시에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던 시위는 구시대 유물이 됐다.
대신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토론을 하는 집단 지성의 문화가 형성됐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의 힘'은 시위문화까지 바꿔버렸다. 온라인 생중계를 보는 감시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폭력시위자와 폭력경찰이 발디딜 틈도 없다. 자연스럽게 '비폭력' 시위가 이뤄질 수 있는 이유다. 그 뿐 아니다.
온라인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정착됐다.
그 '소통'의 공간은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며 우리 사회를 '민주주의2.0'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 온라인 여론, 누가 주도하나?
네티즌들은 미디어다음의 '아고라' 토론장을 '온라인 명동성당'이라고 부른다.
촛불문화제를 촉발시킨 곳이기도 하고,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이 발의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음 '아고라'는 살아 꿈틀대는 곳이다. 하루에도 수천개씩 의견이 쏟아지고, 그런 의견을 읽기 위해 하루 100만명이 넘게 접속한다.
때론 과격한 의견이 여과없이 분출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스스로 정리된 의견을 올리려고 애쓴다. 아고라에 올린 의견들은 네티즌 지지도에 따라 사이트 전면 노출여부가 가려진다. 찬반투표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지지를 많이 받은 정보는 더 많이 읽히고, 지지받지 못한 정보는 뒤로 묻힘으로써 여론의 향배가 결정되는 셈이다. 마치 고대 그리스시대의 아크로폴리스를 연상시킨다.
1인미디어의 위력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누구나 클릭 몇번으로 개인 인터넷방송을 개설할 수 있도록 된 '아프리카'. 10일 하루동안 아프리카에 개설된 생중계 방송은 무려 1357개.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 '아프리카'에 접속해 시위현장 생중계를 시청한 네티즌은 775만명에 이르렀다. 시위현장에 모인 인파보다 인터넷으로 사이버 시위에 나선 사람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개인 인터넷방송은 노트북과 웹캠 또는 캠코더만 있으면 된다. 편집과정없이 촛불집회 현장을 와이브로를 통해 실시간 전송된다. 온·오프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거들이 전달하는 광우병 정보와 촛불문화제 소식은 여느 언론사보다 더 빠르다. 또, 블로그 정보는 블로그 포털인 메타블로그사이트와 포털블로그를 통해 빠르게 공유된다.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사이트인 '올블로그'에선 지난 5월초 '미 쇠고기 파동'과 관련된 글이 핫이슈로 부각되면서 이를 보려는 네티즌의 접속폭주로 다운되는 사태까지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1인이 스스로 학습을 한다는것은 필연적 한계가 있다.
더구나 자신의 전공이나 직업 또는 취미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비전문 분야라면 수많은 책을 뒤져보지 않는 이상 모르게 된다. 광우병이 대표적이지 않은가?
◇ 온·오프 선순환 소통구조가 '민주주의2.0'
민주주의 2.0에 대해서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수준을 넘어 누리꾼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토론을 통해서 합의된 의견들을 도출하는 실천 프로그램까지 포함된 것으로 수준 높은 토론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민주주의 2.0이 대두되면서 나타난 것이 웹2.0이란 용어다.
웹2.0이란 인터넷의 시대를 딱 끊어 나눈 것도 아니고(컴퓨터 프로그램의 버젼처럼 딱 끊어지게 나눈것이 아님) 그렇다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이름도 아니다(다만 일부 애플리케이션이 달라지긴 했음)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 초창기 기업들이 붐을 일으키다 주져앉기 시작했는데 그 기업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사상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는게 일반적이다
즉 이전 웹서비스를 제공했던 기업들이 기업들 임의로 운영했다면 웹2.0 시대에서는 사용자가 참여하는 기반으로 나갔다는 것이다
UCC라던가 디시인사이드 기초적이었던 네이버의 지식인 등을 들수 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게 이 서프라이즈다.
예를 들어, 과거 노하우를 비롯한 정치사이트들이 PC통신시대에 이어 논객이 주로 설을 풀어놓았던데 반해 서프라이즈 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고 그것에 대해 덧글이나(물론 알바도 있긴하다) 새로운 하나의 글로 반박해 나가며 새로운 지성을 창조해 나간다.
웹2.0과 집단지성을 대표하는 사이트로 위키피디아가 꼽히고 있지만 사실 이곳에서는 축적된 정보에 다른 정보가 추가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개인과 개인들의 의견이 나오고 그곳에서 새로운 지성을 만드는 힘은 이곳 서프라이즈만한 곳이 없다.
서프에 그나마 필적하게 나온곳이 다음의 아고라이다.
◇ 집단지성의 힘 "촛불문화제"
이게 가장 기초적인 것이고 여기에 웹2.0을 진정강하게 하는 힘은 집단지성이란 개념이다.
포털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에서 서프보다는 더 다양한 인원들이 참여할 수 있고권력이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무한한 집단지성이 창조될 수 있는 곳이다.
"집단지성"이란 개념은 미국 칼럼리스트 제임스 서로위키가 2004년 대중의 지혜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구체성을 가지게 되었고 디지털 철학자로 불리는 피에르레비가 그의 저서 집단지성(1994)에서 제시한 "개인으로 할수 없는 일을 집단은 가능케 한다"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집단지성은 아래와 같은 명제를 가지고 있다.
"개인은 답을 몰라도 집단은 알고 있으며, 특정 조건에서 집단은 그 집단의 가장 우수한 개인보다 더 똑똑하다 따라서 전문가라 해도 매번 정답을 내놓을 수 없지만 집단을 그럴수 있다"
이러한 집단지성과 웹2.0을 가장 파괴력있게 나타낸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지금까지 세계 어느곳에서도 이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준곳이 없으나 IT인프라와 마인드가 갖추어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것이다.
거리의 촛불문화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는 저항운동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온라인 공간에선 촛불달기, 배너달기, 청원운동 등 연일 새로운 행동이 표출된다.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폭주로 다운시키기, 보수언론에 광고중단을 위한 집단행동, 촛불문화제 우호언론 구독하기 등 온라인에서 형성된 네티즌 여론은 곧바로 오프라인 실력행사로 이어진다.
실제로 보수언론에 광고를 실었다가 네티즌 항의로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심지어 홈페이지에 사과공지까지 낸 기업도 있었다. 반면 현 정부에게 저항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온라인 동호회를 중심으로 돈을 모아 응원광고를 싣기도 했다.
촛불문화제를 계기로 분출된 '네티즌의 힘'은 오프라인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사회참여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디지털 시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통방식을 선순환시키며, 우리 사회를 바야흐로 '민주주의2.0'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 결정이 났을때 광우병의 심각성과 자세한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서프와 아고라등의 사이트에서 광우병에 대한 진실 그리고 심지어는 협상문에 대한 해석까지(영어몰입을 강조하던 정부는 해석을 잘못했다는 어이없게 오해라며 변명을 했지만) 집단지성을 창조해 나갔다.
드디어는대규모 비폭력 평화적 촛불집회라는 집단지성의 문화까지 발달해낸다.
심지어는 네티즌 수사대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폭력진압 경찰에 대해 이 자료가 나오면 다른 네티즌이 추가해 새로운 자료를 내놓고 또 그곳에 추가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렇다.
웹2.0과 집단지성은 영원한 베타버젼이란 별칭이 있다. 새로운 것이 계속 추가되고 고쳐지고 하기 때문에 붙은 것이다.
2008년 대한민국은 집단지성의 혁명이 몰아치고 있다.
'세상의 흐름,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재테크는 흐름이다 (0) | 2008.07.16 |
---|---|
[스크랩] 희망, 무지개의 원리 (0) | 2008.07.05 |
[스크랩] 방관자의 타는 목마름! "민주야 사랑한다!" (0) | 2008.06.07 |
[스크랩] 약한자의 슬픔 (0) | 2008.03.07 |
헛갈리네! "과연, 미래의 풍요. 희망이 행복일까?" (0) | 2007.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