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가방은 언제나 중요했다.
실질적으로 디자이너스 브랜드로 분리되는 고가의 브랜드를 먹여 살리는 품목이었으리 만치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분야 이기도 했으며,
실로Bag 이라는 것은 패션 업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있어서도 가장 구매후 여러 의미에서 실용적인 지출이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기도 했다.
'백을 산다'는 행위의 의미가
언제부턴가 단순히 ''짐을 옮기기 위한 도구를 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스타일과 신분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가장 실용적인 아이템을 쇼핑하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백은 패션 아이템 중 가장 많은 사연을 담게되는 슈퍼스타가 되었다.
모노그램은 견고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클래식 백의 정신이 구현된 루이비통의 간판 이었으며,

2.55 의 체인은 모던한 페미닌을 대표하게 되었으며,
샤넬의 영원한 유산으로 길이 남았다.



그 외에도 영국의 자존심이 된 멀버리,
헐리웃 잇 걸의 필수 아이템이 된 발렌시아가 시티 백,
펜디의 효자상품 바게트 백 에서
페라가모의 간치니 문양이 들어간
모든 백 들과여자들의 이야기를 한데 묶어 풀어보자면
아마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 새 떠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아르마니의 오뜨꾸뛰르 드레스는
그 어마어마한 가격에 비해 최대로 쳐줘도, 5회 이상 입기란 참 힘든 노릇이다.
딱히 그만한 드레스를 입고 갈 장소가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요.
그 만한 드레스를 갖출 재력이 되는 사람에게는
같은 드레스를 여러번 입는 사진을 온 세상에 돌아다니게 할 의사가 더더욱 없을 것이 분명 하니까.
그래서 다들 가방에 투자를 하는 것 아닐까?
"엇? 너 그 스피디 백!! 벌써 10번도 넘게 든거 같애~" 라고
구박하는 친구란 참 드무니까? 말이다.
물론, 가방이 반드시 명품이어야
전체 스타일링을 세련되게 바꿔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알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금액을 몇 달에 걸쳐 지불할 것을 약속하는 의미로
서명하는 여성들의 마음속에는아마도 이러한 한결같은 믿음이 존재할 것이다.
''이 가방으로 인해 나는 동대문에서 산 5천원 짜리
티셔츠를 입어도 세련되고 멋진 여자로 보일거야.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궁핍해서
5천원 짜리 티셔츠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거나
값싼 것과 명품을 멋지게 믹스할 줄 아는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로 보이게 할 거야.''
와 같은 가정들 말이다.
그리고 이런 여성들을 보며
혀를 끌끌차는 그 누군가 그녀들(혹은 그들)에게 따끔하게 한 소리 한다고 해도
이 믿음은 나름 꽤 견고하고 전통을 갖춘 것이라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 이다.
어떻게 그토록 오랜 세월을
가방에 대해서 무심할 수가 있었을까?
내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그토록 경솔하게
''중요한 품목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며'' 보낼 수 있었단 말인가?
- 소설 쇼퍼홀릭 속 ''레베카''